걸어 다니는 성전의 고백; “우리는 교회입니다”
터키 여행 중 아직도 뇌리에 강하게 남아 있는 한 장면이 있다. 그것은 웅장한 아름다움에 저절로 탄성을 지르는 아야 소피아성당도, 온통 하얀색으로 뒤덮여 소금산 같았던 파묵칼레도, 신비한 기암괴석들로 둘러싸인 카파도키아도 아니다. 이스탄불 도심에서 버스를 타고 가던 중 창밖으로 쳐다본 그 장면은 기억의 창고에서 자주 소환된다. 그것은 한 중년의 터키인 아버지가 어린아이 네 명과 함께 급하게 블루모스크로 예배드리러 뛰어가는 모습이었다. 이슬람교 신자로서 예배에 늦지 않기 위해 가장 어린 자녀들은 양손으로 잡고, 큰 자녀들은 그런 아버지의 옆을 부지런히 뒤따라 뛰었다. 옆에 있던 한 지인은 이미 유럽은 이슬람교에 넘어갔다며, 유치원 원복을 입은 예쁜 아이들을 가리켜 “저 아이들이 크면 기독교의 대...
기획스토리
2018년 12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