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1 - 동행은 은혜이자 십자가다
오래전의 한 방송 프로그램 중 아직도 세간에 회자되는 이야기가 있다. 노부부가 출연해 제시된 단어를 설명해 알아맞히는 게임이었다. 할아버지에게 주어진 단어는 ‘천생연분’이었다. 할아버지가 이 단어를 “임자와 나와의 관계”라고 설명했다. 그런데 할머니로부터 돌아온 답변은 “웬수”였고, 다시 “아니 4글자!”라는 할아버지의 말씀에 할머니는 거침없이 “평생 웬수”라고 답했다. 천진스러운 노부부의 모습을 바라보며 박장대소하는 사이, 덜컥 두려움이 스친다. 내가 느끼는 것과 상대방이 지각하는 것이 이렇듯 다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나는 ‘하나님과 동행하고 있다’라고 생각하는데, 하나님께서는 마지막 때에 “너와 동행한 적이 없다”라고 하신다면 이 무서운 괴리감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동행이란...
기획
2017년 12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