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미진진 교회사 이승찬 목사(상하이한인연합교회)
사랑하는 <큐틴> 친구들! 오늘부터 세 번에 걸쳐 ‘종교개혁’에 대해 살펴보기로 해요. 종교개혁이 일어난 가장 대표적인 원인은 로마 가톨릭의 부패였어요. 당시 로마 가톨릭은 성당 건축, 도시 정비 등에 사용할 재정이 부족해지자 ‘면죄부’라는 것을 판매했어요. 면죄부는 죄를 용서해 준다는 내용이 적힌 문서인데, 로마 가톨릭은 돈을 주고 면죄부를 사기만 하면 죄를 용서받아 천국에 갈 수 있다고 주장했어요. 이렇게 비성경적인 일이 도처에서 일어나며 점차 로마 가톨릭을 개혁하고자 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졌죠.
루터, 95개조 반박문을 붙이다
이 무렵 마틴 루터(1483~1546)라는 독일 수도사는 자신의 구원 문제로 고민에 빠졌어요. 루터는 구원을 얻기 위해 로마 가톨릭에서 가르치는 고행과 선행, 죄 고백 등을 실천했지만, 도무지 구원의 확신을 얻을 수 없었어요. 그러던 중 루터는 성경을 직접 연구하면서 자신의 고민을 해결할 수 있었어요. 루터가 성경 속에서 발견한 해답은, 인간은 선한 행동이나 면죄부로는 결코 구원에 이를 수 없고, 하나님께서 베푸신 은혜를 ‘오직 믿음’으로 받아들일 때 구원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이었어요. 이것을 어려운 말로 ‘이신칭의’(以信稱義)라고 해요.
루터는 자신이 발견한 진리를 바탕으로, 1517년 10월 31일 비텐베르크성의 교회 문에 95개의 조항으로, 면죄부를 비롯해 로마 가톨릭 교회의 잘못을 반박하는 문서를 게시했어요. 이 사건은 종교개혁을 일으키는 불씨가 됐고, 종교개혁의 물결은 온 유럽으로 퍼져 나갔죠.
모든 그리스도인이 제사장이다!
‘95개조 반박문’이 널리 퍼지자 루터는 교황과 황제 모두의 적이 됐어요. 위협을 느낀 루터는 작센 지역을 다스리던 프리드리히 제후의 도움을 받아 바르트부르크성에 몸을 숨겼어요. 그리고 이때 라틴어로 된 신약성경을 독일어로 번역했어요. 이때까지만 해도 평범한 성도는 라틴어를 몰라서 성경을 직접 읽지 못하고 사제들이 가르쳐 주는 대로 들을 수밖에 없었어요.
그러나 루터의 노력으로 모든 성도가 직접 성경을 읽고 하나님의 뜻을 알 수 있게 됐어요. 우리가 당연하게 누리고 있는 성경을 읽는다는 사실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 알겠죠?
한편 루터는 성경에 나와 있는 만인 제사장 교리를 가르쳤어요. 만인 제사장이란 모든 성도는 똑같은 하나님의 자녀요, 제사장이라는 거예요. 따라서 모든 그리스도인은 사제를 거치지 않고 직접 하나님께 나아갈 수 있는 것이죠. 만인 제사장 교리는 개인의 가치를 발견하고 존중하도록 만들어, 당시의 세계관을 바꿔 버릴 정도로 강력한 힘을 발휘했죠.
나를 도우시옵소서
루터는 1521년 보름스 제국 회의에 소환됐을 때, 지금까지의 주장을 철회하라는 황제 앞에서 이렇게 이야기했어요. “나의 양심은 하나님의 말씀에 의해 사로잡힌 바 됐습니다. 나는 철회할 수도 없거니와 철회하지도 않습니다. 왜냐하면 자기의 양심에 불복하는 것은 옳은 것도, 안전한 것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이여, 내가 여기 섰나이다. 나를 도우시옵소서. 아멘.”
성경에서 진리를 발견한 루터는 각종 위협에도 불구하고 진리를 지키기 위해 싸웠어요. 그리고 그를 통해 종교개혁이 시작돼, 오늘날 우리의 신앙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어요. 루터처럼 진리를 지키는 친구들이 되기를 기도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