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인물탐구 박원범 목사(사랑의교회)
“스포 금지”라는 말을 들어 봤는가? 대부분의 사람들은 결말을 미리 알고 싶어 하지 않는다. 그러나 어떤 이야기는 끝을 알아야 지금을 견딜 수 있는 힘이 생긴다. 요한계시록이 바로 그렇다.
요한계시록의 저자인 사도 요한은 ‘결말을 본 사람’이다. 그러나 그가 본 결말은 단순한 미래 예고가 아니다. 그것은 고난 속에서도 예수 그리스도를 붙들며 믿음을 지킨 이들에게 주어지는 소망의 메시지이다. 하나님께서는 그를 통해 교회를 향한 마지막 메시지를 기록하게 하셨다. 그렇다면 요한은 어떤 사람이며 어떤 믿음을 전했는지 함께 살펴보자.
고난 속에서도 말씀을 붙든 요한
사도 요한은 예수님의 열두 제자 중 한 명으로, 마지막 순간까지 예수님을 따르고 사랑하며 증언한 제자였다. 그는 밧모섬에 유배됐을 때, 하늘의 환상을 보고 교회를 위해 글을 남긴다. 그는 환상 가운데 영광스러운 예수님을 뵙고, “나는 처음이요 마지막이니”(계 1:17) 말씀하시는 주님의 음성을 듣는다. 이 말씀은 단순한 위로가 아니라, 박해받는 성도들에게 주어지는 강력한 선언이다. 예수님께서는 지금도 살아 계시며, 고난 가운데 있는 자들과 함께하신다.
신앙생활을 하다 보면 외로움과 고난을 겪을 때가 있다. 때로는 ‘예수 믿는 사람’이라는 이유로 조롱받거나, 정직하게 사는 것이 손해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 그러나 요한이 고난 중에도 주님을 붙들었듯이 우리도 고난 속에서 주님을 붙든다면, 하나님 나라의 백성으로서 끝까지 믿음의 길을 걸어가게 될 것이다.
교회를 향한 사랑과 경고를 전한 요한
요한은 밧모섬에서 받은 환상을 통해 소아시아 일곱 교회(에베소, 서머나, 버가모, 두아디라, 사데, 빌라델비아, 라오디게아)에 예수님의 말씀을 전한다. 이들은 모두 실제 존재했던 교회로, 각기 다른 배경과 영적 상태에 놓여 있었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의 형편을 정확히 아셨고, 그에 따라 칭찬과 책망, 권면과 약속을 주셨다.
어떤 교회는 처음 사랑을 잃어버렸고, 어떤 교회는 이단과 타협하며 진리를 흐렸다. 또 어떤 교회는 핍박 속에서도 믿음을 굳게 지키고 있었다. 이 모든 메시지의 핵심은 반복되는 말씀 한 줄로 요약된다. “이기는 그에게는 내가 하나님의 낙원에 있는 생명나무의 열매를 주어 먹게 하리라”(계 2:7b). 이는 곧 신앙이 끝까지 견디는 인내의 여정임을 보여 준다.
이처럼 요한은 주님의 마음을 각 교회에 전하는데, 그 사랑은 달콤한 말로만 채워지지 않고 진리를 향한 분명한 경고를 포함한다. 우리도 말씀을 통해 자신을 점검하고, 회개와 순종으로 주님의 음성에 응답해야 한다.
하늘의 시선으로 해석한 요한
요한은 보좌에 앉으신 하나님과 어린양을 본 후, 두루마리에 기록된 심판과 환난, 그리고 성도들의 영적 싸움을 기록한다. 하늘에서는 하나님과 어린양이 영광을 받으시고, 찬송과 경배가 끊이지 않는다. 반면 땅에서는 짐승과 거짓 선지자가 권세를 휘두르며 성도를 위협한다. 이처럼 요한계시록은 상징과 환상이 가득하지만, 그 중심 메시지는 명확하다.
“또 우리 형제들이 어린양의 피와 자기들이 증언하는 말씀으로써 그를 이겼으니 그들은 죽기까지 자기들의 생명을 아끼지 아니하였도다”(계 12:11). 즉 성도는 어린양의 피와 증언으로 반드시 이긴다는 것이다. 요한은 하늘의 시선으로 역사를 해석한 사람이다. 그는 세상의 위협 앞에 물러서지 않고, 끝까지 견디는 자가 참된 승리자임을 선포한다.
인기, 팔로워 수, 성적, 외모 등 세상은 우리에게 수많은 ‘가짜 승리’를 보여 준다. 그러나 요한은 말한다. “어린양을 따라가는 것이 진짜 승리다.” 우리의 삶을 해석하는 기준은 세상이 아니라 하늘 소망임을 기억하는 십대가 되길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