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인물탐구 박원범 목사(사랑의교회)
십대는 많은 계획을 세운다. 원하는 학교를 가기 위해 공부 계획을 세우고, 진로를 위해 다양한 전략을 짠다. 또한 친구를 사귀기 위해 인간관계에 대한 계획도 세운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일들이 생긴다. 갑자기 관계가 틀어지거나, 성적이 떨어지기도 한다. 모든 것을 걸었던 계획이 무너질 때, 우리는 낙심한다.
하지만 성경은 낙심하지 말라고 말한다. 내 계획은 무너질 수 있지만, 하나님의 은혜는 결코 멈추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인생을 보여 준 사람이 바로 ‘야곱’이다. 수많은 실수와 실패를 경험했지만, 하나님의 은혜 속에서 살아간 야곱의 삶을 함께 살펴보자.
나의 노력보다 앞서 일하시는 하나님
야곱은 형 에서의 분노를 피해 아버지 이삭의 집을 떠나 하란으로 도망친다. 도망자가 된 야곱은 외삼촌 라반의 집에 머물며 일을 시작하고, 라헬을 아내로 얻기 위해 7년을 일한다. 그러나 라반의 속임수로 인해 언니 레아와 먼저 결혼하게 되고, 라헬을 얻기 위해 7년을 더 일했다. 그 후 야곱은 라반과 협상을 하는데, 라반은 매우 불리한 조건을 제시하고 야곱은 얼룩무늬와 점 있는 양만 자신의 몫으로 삼기로 한다. 이에 야곱은 나뭇가지를 이용한 독특한 번식 전략을 실행한다.
언뜻 보면 이는 야곱의 지혜와 전략 같아 보인다. 그러나 사실 이 모든 일의 배후에는 하나님께서 개입하고 계셨다(창 31:10~12). 하나님께서는 꿈을 통해 야곱에게 얼룩무늬 있는 양들이 태어날 것을 미리 보여 주셨으며, 라반이 야곱을 속인 일도 모두 알고 계셨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야곱이 입은 손해를 친히 갚아 주시고, 정당한 보상을 허락하신 것이다. 언제나 나의 노력보다 앞서 일하시는 하나님의 손길을 신뢰하는 십대가 되길 소망한다.
두려움 너머에서 일하시는 하나님
20년 동안 라반을 섬긴 야곱은 이제 고향으로 돌아가고자 한다. 그러나 그 길은 쉽지 않다. 과거 형을 속이고 도망친 야곱은, 형의 분노가 아직 남아 있다면 가족 모두가 위험해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 야곱은 가족을 두 진으로 나누고 많은 선물을 보내며, 형의 마음을 누그러뜨리려 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의 두려움은 사라지지 않았다. 두려움 속에서 야곱은 하나님 앞에 홀로 섰다.
그리고 그날 밤, 그는 하나님과 씨름한다. 하나님께서는 그의 허벅지 관절을 치셨지만, 야곱은 “당신이 내게 축복하지 않으면 보내 드릴 수 없습니다”라고 말한다(창 32:26). 결국 하나님께서는 그에게 은혜를 베푸사 ‘야곱’(속이는 자)의 이름을 ‘이스라엘’(하나님과 겨룬 자)로 바꿔 주신다. 야곱은 새로운 이름과 정체성을 선물받은 것이다.
두려움을 마주할 때, 하나님 앞에 나아가 씨름하자. 그때 놀라운 은혜를 경험할 것이다. 사람의 계획이 아닌, 하나님과의 만남이 우리를 진정 변화시키는 것임을 기억하길 바란다.
멈추지 않으시는 하나님
야곱이 고향으로 돌아왔을 때, 그의 가정은 복잡한 문제로 가득했다. 딸 디나는 세겜 땅에서 수치를 당했고, 시므온과 레위는 이에 분노해 세겜 사람들을 몰살시키는 과격한 보복을 했다. 또한 야곱이 요셉을 편애해 형제들 사이에는 질투와 시기가 가득했고, 요셉은 형들에게 미움을 받아 결국 애굽에 팔려 간다(37장). 겉으로 보면 ‘하나님께서 복 주신 가정’처럼 보였지만, 실제로는 깨어지고 갈등 많은 가정이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깨어진 상황에서도 일하고 계셨다. 요셉을 통해 가족을 구원하실 계획이 이미 시작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도 때로는 현실이 무너지고 엉망진창으로 느껴질 때가 있다. 그러나 그 순간에도 하나님의 은혜는 멈추지 않는다. 기억하라! 하나님께서는 깨어진 현실 속에서도 여전히 일하고 계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