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인물탐구 박원범 목사(사랑의교회)
‘신스틸러’(scene-stealer)란 주연보다 더 시선을 사로잡는 조연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드라마나 영화 속에서 주인공보다 더 주목받는 캐릭터들이 있다. 이들은 존재만으로 서사를 깊이 있게 만들고 결정적인 순간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이야기를 완성하는 핵심 요소이다.
오늘 우리가 살펴볼 이삭도 바로 그런 인물이다. 그는 아버지 아브라함이나 아들 야곱처럼 극적인 사건을 주도하는 인물이 아니었다. 하지만 하나님의 약속이 이어지는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마치 신스틸러처럼, 이삭은 자신의 자리에서 묵묵히 하나님의 계획을 감당한다. 이삭의 삶에 대해 함께 살펴보자!
존재 자체가 하나님의 계획인 이삭
하나님께서는 아브라함에게 그의 후손을 통해 큰 민족을 이루고, 세상의 복이 되게 하겠다고 약속하셨다. 그러나 사라가 임신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 약속은 불가능해 보였다. 결국 이들은 인간적인 방법으로 하갈을 통해 이스마엘을 낳았지만, 하나님께서는 그를 언약의 자손으로 인정하지 않으셨다. 때가 차자, 하나님께서는 기적적으로 사라에게 생명을 주셨고, 이삭이 태어났다(창 21:2~3).
이삭의 존재는 우연이 아니다. 그는 인간의 노력이 아닌 하나님의 계획 속에서 태어난 언약의 자손이었다. 그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이미 하나님의 뜻을 이루고 있었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우리의 존재는 결코 우연이 아니라, 하나님의 계획 속에 있다. 그러므로 삶에 대해 좌절하거나 낙망할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모든 것이 하나님의 계획 안에 있기 때문이다. 이삭처럼 우리의 존재 자체가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증거하는 도구임을 깨닫고, 하나님의 계획을 신뢰하는 십대가 되자.
순종을 통해 하나님을 드러낸 이삭
이삭은 조용히, 그러나 확실하게 하나님의 뜻을 따라 살았다. 창세기 22장에서 그는 모리아산에서 제물로 바쳐질 상황에 놓인다. 이삭은 얼마든지 저항할 수 있었지만, 아버지의 뜻을 받아들이고 하나님의 계획을 신뢰하며 순종한다. 이는 단순히 아버지의 명령을 따른 것이 아니다. 그는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 알고, 그 뜻을 따르며 하나님께 드려지는 삶을 살았다. 이러한 그의 순종은 하나님에 대한 깊은 신뢰와 헌신이었다.
또한 이삭은 평생 하나님께서 주신 땅을 차지하려고 싸우기보다, 평화를 선택하는 모습을 보인다(창 26:19~22). 우물 문제로 다툼이 있을 때마다 그는 다투지 않고 물러났다. 사람들은 그를 약한 사람이라 말할 수 있지만, 이삭은 하나님의 뜻을 믿고 따랐다. 그 결과 하나님께서는 그를 번성하게 하셨고, 이방 사람들도 그의 삶을 통해 하나님이 함께하심을 인정했다. 즉, 그는 삶 자체로 하나님의 살아 계심을 증거하는 사명자의 삶을 살았다.
이처럼 순종은 단순한 행동이 아니라 삶을 통해 하나님을 증거하는 것이다. 이삭처럼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며 살아갈 때, 세상은 우리의 삶을 통해 하나님을 보게 될 것이다.
하나님의 언약을 이어 간 이삭
하나님께서는 아브라함과 맺으신 언약을 이삭에게도 그대로 이어 주셨다(창 26:2~5). 이삭은 하나님의 약속을 붙들고, 삶 속에서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경험하며 살았다. 그는 거창한 개혁이나 영웅적인 행동을 하지는 않았지만, 하나님의 언약을 신뢰하며 자신의 삶을 지켜 나갔다. 그의 신앙은 특별한 사건이 아니라, 일상에서 나타났다. 그는 가정을 이루고, 아들 야곱과 에서를 양육하며 믿음의 계보를 이어 갔다. 또한 그가 지은 제단은 하나님과의 지속적인 관계를 나타낸다(창 26:25). 그의 삶 자체가 하나님의 약속을 증거하는 언약의 삶이었던 것이다.
우리도 이삭처럼 하나님께 순종하며, 그분의 뜻을 따라 살아감으로 하나님을 드러내는 멋진 십대가 되길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