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칼럼

2025년 10월

믿음의 세대 계승과 성경적 가정의 가치 수호에 힘쓴다

발행인칼럼 국제제자훈련원 원장 오정현

올 초부터 복음주의 교회가 수호해야 할 핵심 가치를 연재했다. 글을 시작하면서 “지금처럼 기독교에 적대적이고 반신앙적인 잔인한 현실을 전복하고 이 땅에 하나님 나라를 다시금 세우는 길은, 오직 순교적 각오로 복음의 절대 가치를 수호하는 데 있다”고 피력했다. 연재하는 동안 많은 분들이 마음을 함께하며 성원해 주신 것에 감사드린다.

 

이러한 복음의 핵심 가치를 다음 세대에게 계승하는 데 교회의 사활이 걸려 있다. 아무리 좋은 교리와 복음이 있다 해도 다음 세대로 계승되지 않는다면 이 같은 비극은 없을 것이다. 믿음의 세대 계승은 우리에게 가장 와닿는 실제적인 주제이다. 우리가 은혜로 신앙생활을 한다 해도 다음 세대로 믿음이 이어지지 않는다면 무슨 소용이 있을까! 가정에서 자녀에게 제대로 신앙을 전수하지 못한 히스기야의 비극을 되풀이하게 되지 않겠는가!

 

나의 가정은 부친과 나, 아들 3대가 모두 목사이다. 위로부터 신앙적 본이 없었다면 어려운 일이었을 것이다. 증조모부터 손녀까지 6대가 복음으로 이어지는 것이 얼마나 영광스러운 일인지, 요즘 6세 손녀에게 주기도문과 사도신경, 그리고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을 가르치고 있다. 사실 어린아이가 부모로부터 듣고 배우는 교리적인 내용을 어떻게 다 이해하겠는가? 그럼에도 암송할 때 보이는 눈빛과 몸짓을 보면서 아이의 순전한 마음 속에 신앙이 녹아들고 있음을 감격스럽게 목도하고 있다.

 

사랑의교회는 만 13세 때 영적 성인식과 18세 때 캠퍼스 선교사 파송식을 하고 있다. 여기에는 자녀 세대에 믿음을 계승하기 위한 결사적인 노력이 담겨 있다. 한국교회는 더 나아가 어린이 집사제도, 청소년 집사제도를 통해서 신앙을 계승하는 길을 더욱 모색해야 할 것이다. 이것은 우리 자녀 세대가 지금처럼 무신론적 문화의 바닷속에서도 거침없이 담대하게 신앙을 지키며 살아가도록 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믿음의 세대 계승을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신앙의 레거시(legacy, 유산)이다. 성경의 하나님은 레거시의 하나님이시다. 성부는 모든 창조를, 성자는 십자가 복음을, 성령은 교회 탄생을 레거시로 남기셨다. 성경은 레거시의 책이며, 사복음서는 예수님의 탄생부터 십자가의 죽음과 부활 승천까지, 그리고 사도행전은 복음이 다음 세대로 계승되어 오늘날까지 전해짐을 보여 준다. 하나님의 언약 역사는 끊이지 않고 지속적으로 우리 손에 전달되어 왔다.

 

지금은 선대의 신앙, 교회, 사명을 다음 세대에 물려줄 중요한 시기이다. 레거시를 계승하기 위해 절박함을 가지고 겸손히 함께 기도해야 할 때이다. 강력하고 실천적인 레거시 운동이 선대와 후대 모두가 사는 길이다. 또한 한국교회가 체계적으로 레거시를 남기는 훈련을 해야 한다. 신앙을 잘 계승해 다음 세대가 선대보다 하나님의 부흥을 경험하는 것이야말로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사명이리라.

 

지금까지 일곱 번에 걸쳐 복음주의교회가 수호해야 할 일곱 가지 핵심 가치를 전심으로 토로하였다. 이들은 한국교회뿐만 아니라 전 세계 교회가 공유해야 하는 핵심 가치이기도 하다. 10월 27일부터 열리는 WEA 서울총회는 복음주의 교회 지도자들이 한마음으로 복음의 핵심 가치를 선포하는 현장이 될 것이다.

 

일곱 가지 복음의 절대 가치는 한국교회와 복음주의 세계 교회를 다시금 부흥의 토대 위에 올려놓을뿐 아니라, 이를 통하여 성도들이 지금처럼 반기독교적인 세상의 바다를 거침없이 항해하게 하는 영적 나침반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