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두 달째이다. <날마다 솟는 샘물>을 통한 요한복음의 묵상이 그렇게 풍성할 수가 없다. 요한복음에서 예수님의 행적은 놀라움의 연속이다. 예수님은 모든 것을 초월하신 분이었다. 물로 포도주를 만들어 질(質)을 초월하셨으며, 오병이어 표적을 통해 양(量)을 초월하셨고, 베데스다 못의 38년 된 환자를 고치심으로 시간을 초월하셨다.
또한 물 위를 걸으심으로 자연법칙을 초월하셨으며, 날 때부터 소경 된 자를 고치심으로 운명을 초월하셨고, 죽은 나사로를 살리심으로 죽음까지도 초월하셨다. 나는 여기서 예수님이 표적을 보이신 이유를 주목했다. 그 이유는 믿음이었다. 예수님이 하나님의 아들임을 믿게 하시려는 것이었다. 영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열쇠인 믿음!
내 믿음의 현주소를 되짚어 보았다. 어렸을 때부터 많이 접했던 익숙한 말씀들이어서 그랬을까? 예수님의 놀라운 표적들에 대해 너무 무감각해졌고, 감격도 식어 버린 내 모습을 발견했다. 그것은 예수님이니까 하실 수 있었던 일이고, 지금의 나와는 좀 동떨어진 일로 생각하고 있었다.
입으로는 내려놓음과 전적인 믿음을 말하지만, 삶에서는 현실적인 여지를 남기고 하나님께 나아가는 뭔가 찜찜한 믿음으로 살고 있었다. 이 때문에 삶이 힘들어질 때면 그 이유를 나에게서 찾지 않고 하나님께 묻는 염치없음도 있었다.
얼마 전 청년금요예배에서 들었던 목사님의 말씀이 불현듯 생각났다. “노력합시다. 베드로만큼만, 아브라함만큼만, 다윗만큼만 합시다.” 이와 동시에 새로운 결단이 마음속에 서게 되었다. 베드로와 아브라함과 다윗은 모두 한때 실패하고 무너진 인생이었지만, 끝내 믿음으로 일어서 하나님께 크게 쓰임 받은 사람들이었다. 비록 약점과 한계가 있었지만 믿음으로 극복한 그들의 삶을 묵상하면서, 나의 믿음 역시 값싼 믿음이 아닌 세상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믿음으로 만들어 가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청년부 제자훈련을 시작한 지 벌써 8개월째 접어들었다. 그동안 받은 은혜와 감격에 비하면 아직 부족하지만, 답보 중인 삶에서 이제 조금씩 벗어나고 있는 것 같아 감사하다. 아직은 연약하고 초라해 보이는 믿음이지만, 경건생활 속에 부단히 주님과 교제하고 말씀에 순종하면서 자라날 믿음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