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실인터뷰 박지연 기자
최근 들어 교회와 관련된 책에 깊은 관심을 갖게 됐다는 대전 혜성교회 나길수 목사를 만났다. 각 시대마다, 개인의 인생 여정마다 일종의 방향과 답을 일러주는 의미 있는 책과의 만남을 통해 독서의 유익을 몸소 경험했다는 나길수 목사. 그가 말하는 독서의 기쁨과 유익이 무엇인지 한번 들어보자.
평소 독서습관은 어떠한가? 신문, 잡지 등을 통해 신간 정보를 접하고, 관심 있는 주제와 일치하면 가급적 구입하는 편이다. 좋아하는 저자의 신간은 무조건 사기도 하고, 책 안에서 인용되는 문구의 책들을 구입하기도 한다. 평소 성경책 이외에 책을 꼭 한 권씩은 갖고 다니려고 하는데, 짬이 날 때 틈틈이 읽는다. 모처럼 여유가 생기는 날이면 카페에서 보고 싶었던 책을 한두 권 정도 독파하기도 한다. 독서를 할 때 빨간색 볼펜을 가지고 필요한 부분에 반드시 밑줄을 긋고, 중간 여백에는 저자를 향한 지지와 비판이 담긴 질문을 써보거나, 아니면 지금 내 삶과 우리 교회에 어떤 모습으로 적용하는 것이 좋을지에 대한 메모를 남긴다.
독서를 통해 목회나 개인 신앙생활에서 받는 유익이 있다면? 지역 교회를 담임하는 목사로서 현장에서 부딪히게 되는 다양한 일들에 대한 지혜가 절실한 편이다. 독서는 내가 존경하는 선배 목회자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차원에서 매우 유익하다. 물질문명은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지만, 인간의 실존은 하나님 앞에서 동일하다는 것을 염두에 둔다면 수백 년, 수천 년의 간격에도 독서를 통한 유익은 매우 크다고 볼 수 있다.
평소에 좋아하는 작가가 있는지, 있다면 어떤 점 때문인가? 개인적으로 제럴드 싯처(Gerald L. Sitter)를 좋아한다. 10년 전으로 기억하는데, 우연히 『하나님의 뜻』이라는 책을 접하게 되었다. 당시 나는 부교역자로서 다음 교회로의 인도하심을 구하며 기도하던 시기였다. 흔히 하나님의 뜻이라고 하면, 하나님은 무언가를 계속 감추시고 우리는 미로를 탐색하듯이 어려운 해답을 찾아 애쓰는 것처럼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책은 하나님의 뜻이란 현재 자신이 처한 곳에서 하나님을 위해 살 수 있는 길을 분별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었다. 이런 내용을 읽으면서 성경적인 메시지를 전하면서도, 현실을 보듬고 말씀이 제시하는 목표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하려는 저자의 마음이 느껴졌다.
우리는 왜 독서를 해야 할까? 독서는 자신의 생각을 검증하는 바로미터(barometer)와 같은 역할을 한다. 나이가 들면서 새로운 정보를 획득하는 목적의 독서보다는 보편적이면서도 일반적인 주제에 대한 생각을 명료하게 정리하는 방식의 독서가 더 필요함을 느낀다. 따라서 자신의 고집이 더 강해지고 섣부른 결론에 도달하려는 욕심이 생길 때, 독서는 생각을 객관화하는 도구가 된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담임목사로 부임하고 1년 8개월을 지나는 입장에서 교회에 대한 책들을 보면 마음이 뜨거워진다. 교회가 무엇을 하는 곳이고, 성도들에게 교회에 대해서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이 될 때마다 서재를 찾으면, 마치 나를 만나기 위해 기다리는 듯, 선배 목회자들과 저명한 학자들을 만날 수 있다. “무엇을 가리켜 이르기를 보라 이것이 새 것이라 할 것이 있으랴 우리가 있기 오래전 세대들에도 이미 있었느니라”(전 1:10). <박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