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컬쳐 편집부
AI에게 비본질을 맡기고, 목회자는 본질로 돌아가라
《목사님, AI와 동역하시겠습니까?》(김시진 / 세움북스)
‘생성형 AI’는 더 이상 낯선 단어가 아니다. 설교와 교육, 행정과 소통까지 목회의 거의 모든 영역에서 “어디까지, 어떻게” 사용할지 묻는 시대가 됐다. 하지만 목회자가 먼저 붙들어야 할 질문은 기술이 아니라 본질이다.
이 책은 AI를 영성이나 진정성을 침범하는 존재로 보지 않는다. 오히려 비본질적인 업무를 AI에 맡겨 목회자가 기도와 말씀 묵상, 심방과 돌봄 같은 본질에 더 집중하도록 돕는 실전 사역 안내서이며, 단순히 기능을 나열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비본질을 맡기고 본질로 돌아가라”는 메시지를 분명히 전한다.
저자는 먼저 AI를 사용하기 전에 정립해야 할 신학적, 윤리적 기초를 다룬다. ‘대체재’가 아닌 ‘동역자’로 AI를 바라보는 관점을 세우고, 목회 현장에서 책임 있게 활용하기 위한 기준과 경계를 제시한다. 기술보다 태도를 먼저 세우는 접근이 돋보인다.
이후 핵심 도구인 ‘PASTOR 프롬프트’ 공식이 본격적으로 제시된다. AI에게 말을 거는 법을 원리로 정리하고, 6가지 원리와 50가지 실전 사례를 통해 설교, 교육, 기획, 소통 등 사역의 다양한 영역에 곧바로 적용하도록 안내한다. 막연한 호기심을 ‘재현할 수 있는 언어’로 바꾸어 주는 구성이다.
실전 파트는 Google Gemini 생태계를 깊이 있게 다룬다. Gemini를 ‘첫 AI 동역자’로 세우는 기초 활용에서 출발해, Deep Research로 신학 연구를 확장하고, Canvas로 전략과 기획을 다듬는 과정을 차례로 안내한다. 더 나아가 시각 디자인과 영상 제작, 맞춤형 신앙 교육 설계, 문서 레이아웃까지 사역의 품질을 끌어올릴 도구들을 한 권에 촘촘히 담았다.
또 하나의 축은 Google NotebookLM이다. 설교 원고와 강의 자료, 세미나와 제자훈련 콘텐츠처럼 목회자가 축적해 온 자료를 연결해 ‘개인 연구소’를 구축하도록 돕는다. 흩어진 자원을 정리하고 통찰을 뽑아내며, 목회자의 준비 과정이 더 단단해지도록 돕는 활용법이 구체적이다.
설교 준비와 행정 업무, 상담과 돌봄에 이르기까지 사역 현장별 시나리오가 구체적으로 제시되어 처음 AI를 접하는 목회자도 부담 없이 따라갈 수 있다. AI로 시간을 절약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확보한 시간을 목회의 본질에 더 힘 있게 쏟고자 하는 목회자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윤주은 목사>
지금 당신의 신앙은 삶이 되고 있는가?
《초기 그리스도인의 라이프 스타일》(이상규 / 두란노)
모태신앙이나 오랫동안 믿음 생활을 한 그리스도인 중에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해 본 사람이 적지 않을 것이다. “그리스도인으로서 나는 복음을 삶으로 살아 내고 있는가?” “신앙을 처음 가졌을 때의 설렘은 왜 점점 무색해질까?”
신간 《초기 그리스도인의 라이프 스타일》은 초대 교회 성도들의 실제 삶을 통해 믿음이 어떻게 ‘라이프 스타일’로 살아졌는지를 보여 주며, 오늘날의 그리스도인에게도 질문을 던진다. “지금 당신의 신앙은 삶이 되고 있는가?”
이 책의 저자 이상규 교수는 초대 교회와 초기 기독교 공동체의 삶을 연구해 온 신학자이자 목회자로, 성경 텍스트뿐 아니라 역사적·문화적 배경을 함께 분석하는 데 강점을 지닌 인물이다.
특히 저자는 이 책에서 초기 그리스도인이 로마 사회에서 어떤 가치관으로 살아갔는지를 조명하며, 신앙을 교리로만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생활 방식’으로 풀어내는 작업을 했다.
초기 그리스도인들은 헬라-로마 문화 속에 살면서도 시대의 흐름을 그대로 따르지 않았다. 그들의 신앙은 특정한 시간이나 장소에 머무르지 않고, 삶 전반에 스며 있었다. 예배와 공동체 활동은 물론이고, 재물을 사용하는 방식이나 소비 습관, 옷차림과 여가, 타인을 대하는 태도와 나눔의 실천까지 모든 영역에서 복음의 가치가 드러났다.
이 책은 신앙을 ‘잘 믿는 것’에서 ‘어떻게 사는가’로 시선을 옮기게 만든다. 일상에서 신앙을 어떻게 적용해야 할지 고민하는 그리스도인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박주현 기자>
침묵 아닌 대화 가족 신앙을 잇는 길
《내가 떠난 이유, 내가 남은 이유》(토니 캠폴로, 바트 캠폴로 지음 / 비아토르)
대부분의 그리스도인 부모는 자녀의 신앙을 두고 기대와 염려 사이에서 다양한 고민을 안고 있다. 자녀가 신실하게 신앙생활을 이어 가는 모습은 큰 기쁨이지만, 믿음에서 멀어지는 모습은 아픔으로 다가온다.
가족 간 신앙의 차이는 단순한 의견 차이를 넘어 정서적·영적 갈등으로 이어지며, 갈등은 결국 다름에서 비롯된다. 특히 가정 안에서 신앙적 가치관이 다를 경우, 그 간극은 더욱 크게 드러난다. 서로를 향한 애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신앙적 대화는 점차 줄어들고, 침묵이 관계를 대신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때문에 신앙에 대한 소통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저자 바트 캠폴로와 토니 캠폴로는 실제 부자(父子) 사이로, 오랜 시간 함께 사역을 해 왔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며 아들은 하나님을 떠나 다른 길을 선택했고, 이는 부자 관계에 깊은 고민을 남겼다. 《내가 떠난 이유, 내가 남은 이유》는 이러한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아버지와 아들의 대화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여기에 가족의 일원인 페기 캠폴로의 시선도 더해지며, 신앙을 둘러싼 가족 간의 이야기가 입체적으로 보여진다.
이 책은 ‘떠남’과 ‘남음’이라는 상반된 선택을 통해 신앙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을 제시한다. 동시에 부모가 자녀에게 신앙을 어떻게 전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도 던진다. 저자들은 신앙의 계승이 강요나 통제가 아닌 충분한 대화와 이해 속에서 이루어져야 함을 강조한다.
그러나 가족 간 대화가 점차 줄어드는 현실에서 많은 이들이 그 방법을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중요한 것은 결국 서로를 포기하지 않는 의지라고 이 책은 말한다. 이는 부모와 자녀 관계를 넘어, 친구와 연인 등 다양한 인간관계에도 적용될 수 있는 메시지다. 서로 다른 믿음의 경계 위에서 정직하게 마음을 나누고자 하는 이들에게 이 책은 하나의 이정표와 용기가 될 것이다. <변지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