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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를깨운다 송인규 교수_ 전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조직신학
《새벽 출정호의 항해》는 언뜻 보기보다 훨씬 ‘용’이라는 주제와 관념이 깊이 침투해 있는 작품이다. 우선 새벽 출정호 자체가 선두부터 선미에 이르기까지 한 마리 용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유스터스는 용으로 변했다가[화용(化龍)], 다시금 탈용(脫龍) 과정을 거쳐 사람이 되었다. 심지어 새벽 출정호를 건조한 캐스피언마저 용의 속성을 지녔다가 고침을 받았다고 주장하는 이도 있다.
용은 《새벽 출정호의 항해》에서 부정적 특성을 가진 존재로 그려진다. 이 동물의 본성은 최소한 세 가지로 묘사할 수 있다.
첫째, 용은 탐욕이 대단했다. 자신이 거하는 동굴에 보물, 즉 금화, 금괴의 재료 등 귀중품들과 각종 보석들을 잔뜩 쌓아 놓고 있었다. 용에게는 보물이 아무런 쓸모가 없는데도 말이다.
둘째, 용은 자신이 보유한 힘과 파괴력으로 인해 자만심으로 가득했다. 용은 날 수 있고, 입으로 불길을 내뿜었으며, 섬에서 가장 강력한 포식자로 군림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셋째, 용은 혼자서 독불장군처럼 지냈다. 용은 다른 대상을 불신하고 의심하는 나머지 동굴에서 혼자 살았고, 다른 대상과의 사교·동반·우정으로부터 완전히 단절되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