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학교클리닉

2025년 05월

다음 세대와 주일학교 - 믿음의 다음 세대를 위한 부르심 : 주일학교 교사의 소명

교회학교클리닉 조재민 안수집사_ 사랑의교회

다음 세대에게 미래와 비전을 품다

나는 ‘다음 세대’라는 단어를 들으면 자연스럽게 청소년들의 모습이 떠오르면서부터 주일학교 교사로 섬겨야겠다는 마음을 갖게 되었다. 그리고 청소년들이 미래와 비전을 꿈꾸게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를 진지하게 고민했다.

 

특히 지독한 학업 경쟁과 입시라는 스트레스 속에 있는 우리나라 청소년들이 과연 올바른 믿음을 가질 수 있을까 하는 우려가 컸다. 또한 내 자녀들이 이 어려운 시기를 지날 때 두 아들의 아버지로서 나는 그들에게 무엇을 가르쳤는지 돌아보았다.

 

이 성찰은 나 자신의 신앙에 대한 의구심을 갖게 했으며, 신앙과 현실이 매우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다시 한번 깨닫게 했다. 그러면서 여러 가지 사정으로 교회를 옮기게 된 나는 사랑의교회에 정착한 후, 가장 먼저 주일학교 중등부 교사로 섬기기 시작했다. 청소년들의 신앙의 미래를 위한 일에 나의 작은 힘을 보태고 싶었던 것이다.

 

 

믿음에 휴식이란 없다

중등부에서 교사로 사역하다가 얼마 후 입시생으로 구성된 고3 수험생부를 섬기게 됐다. 수험생을 자녀로 둔 부모는 그야말로 자녀와 함께 입시 전쟁을 치른다. 현실과 신앙과의 괴리는 바로 이 순간에 분명히 나타난다.

 

고3 수험생부 학생들은 대학 입시를 눈앞에 둔 절체절명의 한가운데에 서 있다. 그래서 부모들과 학생들은 딱 1년만 서로 눈감고 교회에서의 활동을 피하고 싶은 마음을 갖는다. 그것은 가장 먼저 주일예배를 기피하거나 소홀히 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학원 수업을 예배보다 더 소중히 여기면서 1년 뒤 원하는 대학에 입학하면 다시 믿음이 예전처럼 복원될 것이라고 믿는다. 그러나 이것이 얼마나 믿음 없는 일인지 1년 뒤 깨닫게 된다.

 

교사로서 학기 초에 진학 및 진로에 대해 학생들과 대화를 해 보면, 고3인데도 일부 학생들은 자신의 진로에 대하여 갈피를 못 잡고 있는 것을 종종 보게 된다. 수능 점수에 맞춰 자신의 진로를 택하겠다는 세상의 생각이 믿음의 다음 세대 안에도 자리 잡은 것을 보면 너무나도 안타깝다.

 

이들이 아브라함과 맺으신 약속을 성취하시는 하나님만 바라보게 하려면 가나안으로 가는 중 눈앞에 가로막힌 요단강을 건너는 이스라엘 백성의 담대함을 닮을 수 있도록 광야를 지나고 요단강을 건너는 ‘아바르 타임’이 반드시 필요하다.

 

예전 여름수련회 때의 일이다. 내가 맡고 있는 학생이 음대 입시를 준비하고 있었는데, 하필 수련회와 입시를 위한 음악 캠프 날짜가 겹치게 되었다.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알기에 나 역시 수련회에 참석하라고 적극적으로 말하지 못했다. 내가 그 학생의 진로를 막을 수는 없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 학생은 여름수련회에 자원해 참석했고, 이후 이 학생은 최고의 음대에 합격한 후 지금은 독일에서 유학하며 그곳 오케스트라 종신 단원으로 발탁돼 활동하고 있다.

 

이 일은 현실에 쪼그라드는 믿음이 아니라 미래를 인도하시는 하나님을 믿고 나가는 것이 우리의 믿음임을 깨닫고, 그것을 우리 다음 세대에게도 이어 줘야 한다는 사명감을 갖게 된 계기가 되었다.

 

 

교회는 다음 세대의 만남의 장

나는 우리 반 학생들에게 주일학교에서 만난 믿음의 친구와 우정을 돈독히 하여 대학부와 청년부에 가서도 좋은 관계를 이어 가도록 권면한다. 주일예배 중심으로만 만남을 갖다 보면, 예배만 드리고 각자 갈 길을 가면서 자칫 학생들끼리의 우정이나 사귐은 소홀히 여길 수 있다.

 

그래서 나는 다니엘의 세 친구, 혹은 요나단과 다윗의 우정과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며, 이처럼 실천적인 교제를 하도록 권면한다. 그래서 만나고 헤어질 때마다 친구들과 다정다감하게 악수하는 것을 권한다.

 

 

교회와 가정이 함께 노력해야 한다

수험생이라는 부담감 때문에 교사들조차 학생들에게 강하게 권면하기 어려운 것이 고3 수험생부의 현실이다. 그래서 학기 초에 학부모 간담회를 통해 교사와 학생이 어떤 관계를 맺을 것인지, 또한 말씀 안에서 스승으로서 어떻게 가르칠 것인지 그 방향성을 나눈다. 그리고 교회와 가정이 혼연일치가 되어 믿음의 다음 세대를 위해 노력해야 함을 강조한다.

 

주일학교가 학생들로 하여금 예배를 소중하게 여기도록 가르쳐야 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거기에 더해 교회는 여러 장치를 통해 청소년기 학생들의 필요를 채워 줘야 한다. 교회에 왔는데 예배 외에 아무것도 없다면 교회가 즐겁고 기쁜 공동체가 될 수 있겠는가? 학생들과의 친목, 운동과 야외 교제 등 학생들이 억압된 학업 환경에서 잠깐의 자유를 누릴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다음 세대에 반드시 필요한 몇 가지 조언

나는 주일학교 교사로서 하나님께 진심과 전심으로 예배드리길 바라며, 학생들에게 몇 가지만 부탁하고 싶다.

 

첫째, 예배 시간 준수다. 학생이 시험장에 들어갈 때 늦으면 어떤 일이 일어나는가? 시험 시간은 철저히 지키는데 하나님 앞에 나오는 시간은 자기 멋대로 한다면 그의 신앙에는 문제가 생긴다.

 

둘째, 말씀이다. 나는 큐티를 꼭 하도록 권면한다. 그리고 한 주 동안 큐티했던 것 중에 은혜받은 내용을 나누도록 한다.

 

셋째, 헌금에 대한 습관이다. 학생이라도 자기가 받은 것을 하나님께 드리는 거룩한 습관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헌금은 반드시 정해진 헌금 봉투에 넣어서 드리도록 가르친다.

 

넷째, 친구와 스킨십을 하도록 한다. 예수님께서도 스킨십을 자주 하셨다. 나병 환자를 만지셨고, 눈먼 자를 만지고 침을 뱉어 고치셨으며, 어린아이를 안수하고 축복하셨으며, 제자들의 발을 손수 씻기셨다.

 

 

주일학교 교사들께 드리는 고언

마지막으로 21세기 믿음의 다음 세대를 위해 수고하는 주일학교 교사들에게 몇 가지 생각을 나누고자 한다.

 

첫째, 교회는 주일학교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또한 주일학교 교사는 올바른 성경 지식으로 무장되어야 한다.

 

둘째, 다음 세대를 위해 어떻게, 무엇으로 섬길 것인지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이것은 목회자나 교사만의 몫이 아니다. 교회와 가정이 함께 노력해야 한다.

 

셋째, 성경에 입각한 역사관으로 재무장되어야 한다. 대한민국은 하나님께서 세우신 나라임을 잊지 말고, 다음 세대가 혼란한 세상에 휩쓸리지 않도록 올바른 시대 정신으로 솔선수범해 가르쳐야 한다.

 

대한민국의 미래는 한국교회에 달려 있다. 곧 교회에서 자라나는 믿음의 다음 세대의 손에 달려 있는 것이다. 지금 내가 섬기는 이 교사직은 하나님께 드리는 믿는 자의 순종임을 항상 기억하며 섬겨야 한다.

 

 

5월 ‘스승의 날’을 맞이해 모든 주일학교 교사가 다음 세대를 향한 하나님의 마음을 품고, 우리의 거룩한 사명인 다음 세대의 영적 성장과 비전을 다시 한번 확인해 보는 시간이 되길 소망한다. 교사로서 흘리는 수고의 땀방울이 하나님 나라의 확장과 다음 세대의 영적 성숙으로 이어질 때, 그것이야말로 하나님께 드리는 가장 큰 기쁨이 될 것이다.

모세가 여호수아에게, 바울이 디모데에게 영적인 유산을 물려주었듯이, 오늘날 주일학교 교사들도 다음 세대에게 믿음의 바통을 제대로 전달하는 소중한 사명을 감당하고 있는 소중한 존재다.

 

“주의 말씀은 내 발에 등이요 내 길에 빛이니이다”(시 119:105)라는 고백이 우리 다음 세대의 입술에서 끊이지 않도록 오늘도 주일학교 교사로서의 부르심에 충실히 응답하며 사명감을 갖고 나아가길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