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스토리

2025년 06월

숙제의 짐, 피할 수 없다면 은혜받는 통로로 즐기자!

기획스토리 우은진 편집장

큰마음 먹고 제자훈련을 신청하고 훈련받은 지, 이제 상반기 6개월이 돼 가고 있다. 아마 훈련생 중에는 목사님과 순장님의 성화에 멋모르고 제자훈련을 신청했다가 매주 해야 하는 과제물의 분량을 보고 속으로 여러 번 중도 포기를 고민하거나, 직장과 가정, 그리고 제자훈련 사이에서 밤잠을 설치며 허덕이는 이들이 한둘이 아닐 것이다.

 

어떤 훈련생은 “고등학교 때 이렇게 제자훈련 과제를 하듯이 열심히 공부했다면 서울대도 갔을 것 같다”라고 하소연한다. 매주 인도자가 제자반에서 질문하는 교재 예습도 성경과 주석을 찾으며 답 달기도 버거운데, 기도와 성경 통독은 매일 기본 시간을 채워야만 한다.

 

또 평소 안 하던 큐티, 그것도 가장 어려운 귀납적 큐티인 ‘D형 큐티’로 내용관찰과 연구와 묵상, 느낀 점으로 깊은 말씀 묵상을 한 후, 실제로 삶에 어떻게 실천할지 몰라, 매번 ‘30분 기도하겠다’, ‘성경을 세 장 통독하겠다’고 적어 인도자로부터 지적당하기 일쑤다. 이 과제물들만 해도 힘든데, 책 한 권을 읽고 독후감까지 제출하는 주에는 쪽잠을 자기 일쑤다.

 

그중에서도 가장 고통스러운 과제물은 바로 인도자와 동기 훈련생들 앞에서 일어나 ‘혼자 성경 암송할 때’라고 한다. 다른 과제물은 순번을 돌아가며 하기에 걸릴 때도 있고 넘어갈 때도 있다. 하지만 성경 암송은 정말 시간을 들인 만큼 암송할 수 있기에, 연습을 못 했는데 걸리면 쥐구멍이라도 찾고 싶은 심정이다. 게다가 사역훈련생은 ‘로마서 8장’ 암송을 1~39절까지 계속 상반기 내내 ‘누적 암송’해야 하기에 연습 외에는 답이 없다.

 

무엇보다 생활숙제는 가족에게 실천하고 느낀 점을 적어야 하는 과제물이 많다. 평소 남편과 사이도 안 좋은데 세족식 실천 과제가 주어지면 난감하다. 일상에서 하지 않던 다정한 말을 실천해야 할 때도 마찬가지다. 자기 부인하고, 날마다 말씀 앞에 죽기로 결단하지 않으면 성경 암송보다 힘든 게 생활숙제라고 느껴진다.

 

그러나 제자훈련은 말 그대로 훈련이다. 훈련에는 당연히 고통이 따른다. 우리는 모두 예수님의 핏값으로 거저 구원받았다. 제자훈련은 나를 구원해 주신 예수님의 제자가 되고자 받는 훈련이다. 예수님을 닮아 가고, 심지어 예수님과 같이 온전해지는 것이 목적이다.

 

이 훈련 과제물을 피할 수 없다면 차라리 즐겨라. 훈련 교재를 혼자 예습하면서 미리 제자반 시간을 앞당겨 은혜받는 기회로 삼자. 또 말씀 암송을 연습하면서 그 말씀이 한 주간 삶에 힘이 되는 말씀으로 선포하자. 매일매일 큐티 과제를 하면서 말씀이 내 하루를 선점하게 해 사탄의 시험으로부터 승리하자.

 

만약 예수님과 열두 제자들이 지금 시대에 오셔서 함께 제자훈련을 받는다면 어떨까? 로마의 포악한 핍박과 고문에도 담대하게 복음을 전했던 사도들은 또 어떤가? 불편한 남편의 세족식 생활숙제쯤은 도전할 만하게 여겨질 것이다. 제자훈련은 평생 한 번 받는 훈련이다. 그렇다면 훈련 과제물도 고통이 아닌 나를 변화시키는 은혜의 통로로 삼자.

 

이에 <디사이플> 6월호에서는 ‘훈련생에겐 괴롭지만 강력한 변화의 도구, 과제물을 은혜받는 통로로 삼자!’라는 기획 주제를 다뤄 봤다. 훈련 교재 예습 시간을 미리 은혜받는 선물 같은 시간으로, D형 큐티 과제는 하나님 앞에서 말씀으로 진실하게 서는 연습 시간으로, 생활숙제는 예수님의 ‘찐’ 제자로서 삶의 현장에서 실천을 즐기는 시간으로, 말씀 암송은 내 삶의 영적 무기를 갈고 닦는 시간으로, 방학 과제물은 시간적 여유 속에 상반기에 배운 바를 현장에서 섬기고 봉사하는 시간으로 각 훈련 인도자가 전하는 팁을 살펴보고자 한다.

 

“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나니 그런즉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요 오직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사시는 것이라 이제 내가 육체 가운데 사는 것은 나를 사랑하사 나를 위하여 자기 자신을 버리신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믿음 안에서 사는 것이라”(갈 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