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칼럼 국제제자훈련원 원장 오정현
“우리가 다 이 일에 증인이로다”(행 2:32). 성령님의 역사적인 임재를 체험한 제자들은 자신을 증인의 사명을 받은 자들이라고 규정한다. 이러한 자기 규정은 언제쯤 갖게 되는가? 예수님을 믿는 그 순간부터 우리는 “이 모든 일의 증인”이다. 놀라운 것은, 이 자기 규정을 출발점으로 삼으면, 수많은 인생의 파고와 많은 삶의 담들을 다 뚫고 나갈 수 있도록 하나님께서 붙잡아 주신다는 것이다.
나 자신이 이 사실의 ‘증인’이다. 1974년부터 1982년까지 내수동교회 대학부에서 “우리는 땅끝까지, 이 세상 끝 날까지 예수 그리스도의 증인들이다!”라고 매 주일 외쳤다. ‘전하고 기도해 매일 증인 되리라!’ 이런 찬송들이 우리의 가슴을 용광로처럼 끓어넘치게 했다.
‘증인’이라는 말은 본래 순교자라는 말에서 나온 ‘말투스’()이다. 여기서 ‘순교자’(마터 martyr)가 나왔다. 즉 ‘증인’은 ‘순교’를 각오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예수님의 온전한 제자나 예수님의 증인, 그리고 순교자라는 말은 같은 뿌리를 가지고 있다. 순교는 지금도 진행형이다. 선교 통계를 보면, 지난 2,000여 년 동안 7천만 명 이상의 기독교인이 신앙 때문에 죽임당했다. 지금도 매년 10,000명 이상이 예수님을 믿는다는 이유로 순교하고 있다.
이처럼 그리스도의 증인의 혈관에는 순교의 피가 강수(降水)처럼 흐른다. 이 사실이 왜 중요한가? 선교의 절박성 때문이다. 오늘날 사탄의 가장 큰 책략은 우리로 하여금 복음 증거에 시선을 두지 않고, 선교를 생기 잃은 관습 내지 타성으로 전락시키는 데 있다.
그런데 사탄은 인공지능과 첨단 과학의 폐해를 교활하게 이용해 사람들의 마음을 완전히 빼앗아 멀어지게 한다. 사람들이 SNS에 몰두하는 현실이 그 증거이다. 성경은 이것을 경고했다. “이 세상의 신이 믿지 아니하는 자들의 마음을 혼미하게 하여, 그리스도의 영광의 복음의 광채가 비치지 못하게 함이니”(고후 4:4).
10월 27일에 서울에서 열리는 세계복음주의연맹(WEA) 총회(이하 WEA 서울총회)는 다시금 지구촌의 모든 교회가 세계 선교의 절박성을 회복하고, 선교 의식을 희미하게 하려는 사탄에 거룩한 선전 포고를 하는 현장이다.
이를 위해 사랑의교회는 전 세계 복음주의 교회들과 함께 제자훈련의 국제화를 통해 세계 선교를 마무리하는 데 전력투구하고 있다. WEA 서울총회는 땅끝까지 복음을 전하라는 예수님의 지상명령에 한국교회와 세계 교회가 전심으로 순종하는 결정적인 트리거로 작동할 것이다.
WEA는 그리스도가 우리의 유일한 구원자이시며, 신자의 사명은 거룩한 삶을 살고 주 예수 그리스도를 증거하는 것임을 고백하고 있다. 세계 선교는 모든 교회가 지역과 교파, 모든 교리를 초월하여 감당해야 할 절박한 사명이다. 어떻게 해야 하는가?
우리는 사명의 대인배가 되어야 한다. 복음의 절정(絶頂)은 믿지 않는 자들을 구원하는 것이다. 사명의 대인배는 이러한 목표 외에는 잘하면 좋고, 못해도 그만이다. 그러나 소인배는 덜 중요한 것에 에너지를 낭비하다가, 정작 중요한 생명을 구하는 것에 집중하지 못한다.
이번 WEA 서울총회는 한국교회에 회복을 넘어 부흥의 새 길을 열 것이다. 1988년 서울올림픽이 대한민국을 선진국으로 견인하는 토대가 되었듯이, WEA 서울총회는 한국교회가 세계 교회와 함께 예수님의 지상명령을 더욱 실천적으로 마무리하는 강력한 디딤돌이 될 것이며, 믿음의 다음 세대가 복음으로 사는 거룩한 유산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