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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개혁과 코로나바이러스 우화

2021년 10월 추태화 소장(이레문화연구소

루터, 칼빈, 쯔빙글리가 단상에 앉아 있고, 그 앞에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바이러스)가 서 있다. 엄숙한 자리에 코로나바이러스가 감히 나선다는 것은 무례한 일이다. 종교개혁자 중 하나가 묻는다. “네가 어디서 왔느냐?” 코로나바이러스가 대답한다. “땅을 두루 돌아 여기저기 다녀왔나이다.” 코로나바이러스는 정말 온 땅을 두루 다니며 죽음을 불러왔다. 

또 하나가 꾸짖는 투로 말한다. “네 죄를 네가 알리라.” 코로나바이러스가 아직도 교만이 충천해 고개를 꼿꼿이 들고 대답한다. “세상에 똑똑하다는 이, 부자라 자랑하는 이, 권력 많다고 우쭐대는 이들도 별수 없었습니다요. 제가 한번 훅~ 콧바람을 불어넣으면 하나같이 고열에 쓰러지고 말았습죠. 인생이 별건가요. 지렁이나 벌레 수준 아니겠습니까. 심지어는 믿는다는 사람들도 대면 예배, 비대면 예배라는 형식을 두고 사분오열하더군요. 예수님이라면 어떻게 하실지 더 기도해야 했는데, 바리새파 못지않게 외식에 빠졌습죠. 저 코로나바이러스는 알곡과 가라지를 걸러 내는 도구 아니었겠습니까?”

그때 루터가 자리에서 일어난다. “네가 아무리 힘 있다 한들, 선택받은 자들을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끊을 수 없느니라.” 칼빈도 참을 수 없다는 듯 말한다. “인간의 죄로 시작한 일이었지만, 결국에는 이 일을 통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게 하려 함이었느니라.” 이 모습을 준엄한 자태로 지켜보던 쯔빙글리가 자리에서 일어난다. “살든지 죽든지 오직 하나님께만 영광을 돌릴지어다. 솔리 데오 글로리아!”(Soli Deo Gloria)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 이전과 이후는 판이하게 다르고, 이미 그 변화는 시작됐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외교 등에서 양극화 내지는 차별화가 눈에 띄게 나타난다. 자국 우선주의와 배타적 애국주의는 세상을 점점 야만성으로 물들이고 있다. 이런 세상 풍조 가운데 올해 504주년이 되는 종교개혁은 어떤 좌표를 세워 줄 수 있는가. 

세상 문화가 뉴 노멀(New normal), ‘위대한 리셋’(《클라우스 슈밥의 위대한 리셋》), AI(인공지능)와 제4차 산업혁명, 전염병과의 동침 등으로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를 지날지라도 최후 승리는 결국 믿음에서 온다. 종교개혁은 인류 역사에 큰 교훈을 남겼고, 그 정신은 중세에서 근대로 넘어가는 전환점이 됐다.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을 지나는 온 세계에 종교개혁은 오늘도 외친다. “오직 의인은 믿음으로 말미암아 살리라”(롬 1:17).



Vol.201 2021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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