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밭을 경작해 열매를 얻기까지 <바람을 길들인 풍차 소년>(2019)

2021년 05월 박일아(영화 평론가)

<바람을 길들인 풍차 소년>은 2002년 말라위에 찾아온 극심한 가뭄을 극복하기 위해 풍차를 만들었던 소년, 윌리엄 캄쾀바(William Kamkwamba, 1987.8.5~현재)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다. 등록금이 부족해 14세에 학교를 중퇴했던 캄쾀바는 도서관에서 미국의 초등학교 교재 《에너지의 사용》을 읽고, 책에 나온 원리를 따라 풍차 만들기에 성공한다.
아프리카 내륙의 말라위공화국은 국토가 척박해 3분의 2가 농사를 짓지 못하는 땅이다. 먹을 것이 없어 폭동까지 일어났던 작은 마을에서 자연 발생적인 전기로 물을 끌어올려 이모작을 가능하게 했던 소년은, 이후 대학교에 진학했고, 2007년, 2009년에는 테드(TED, 미국 비영리 재단에서 운영하는 강연회)에서 강연까지 했다. <바람을 길들인 풍차 소년>의 감독 치웨텔 에지오포는 윌리엄이 직접 쓴 회고록(2009년)을 읽고 영화화했으며, 영화에서 주인공의 아버지, 트라이웰 캄쾀바 역을 맡았다.
아버지 트라이웰은 정직한 인물이다. 담배 회사에서 마을의 나무를 헐값에 사들인 후 곧 우기가 되자, 홍수를 예측한 트라이웰은 담배 회사의 책임자로 있는 옛 친구를 찾아가 도움을 요청한다. 그러나 모두를 위해 노력하는 트라이웰의 이 같은 시도는 번번이 실패한다. 마을 사람들은 홍수가 나든 가뭄이 들든 상관없이 당장 돈이 되는 일에만 약삭빠르게 움직이고, 마을에는 인재에 의한 자연재해가 빈번히 발생한다.
한편, 윌리엄의 어머니 아그네스 캄쾀바는 쾌활하며 낙천적이고 진취적인 여성이다. 여자도 대학교에 가면 직업을 가질 수 있다고 말하는 그녀는 부족한 형편에도 아이들을 교육시키려고 애를 쓴다. 계속되는 가뭄으로 생계가 위협받는 극심한 고통 속에서 그녀는 기도만 하고 행동하지 않았던 조상들과 달리, 아이들을 공부시키기 위해 신이 경작하라고 주신 땅을 아낀다.
공의를 위한 적극적이고 진취적인 태도, 사랑하는 가족과 공동체, 그리고 고향 땅을 아끼는 마음은 윌리엄의 용기와 집념의 원천이다.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실천하며, 자식을 믿고 기꺼이 후원했던 아그네스와 트라이웰의 선택은 실패하지 않았다. 우물에서 끌어올린 물로 도랑을 만든 윌리엄은 척박하고 부패한 사회에서도 희망과 미래라는 열매를 맺는다.


Vol.196 2021년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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