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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말씀

하나님의 부재를 원한 땅에 하나님의 임재를 선포하다

2021년 05월 조철민 목사(<날샘> 디렉터)
본문 : 예레미야 1장 1절~10장 25절

예레미야는 슬픔과 고통을 껴안은 채 백성에게 심판의 메시지를 전한 사명자입니다. 예레미야서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여호와의 말씀이 내게 임하니라”는 말씀에서 알 수 있듯이, 그는 하나님의 부재(不在)를 원했던 남유다 왕국에게 하나님의 임재(臨在)가 무엇인지를 깨닫게 합니다. 이처럼 예레미야를 깊이 묵상하면, 현재 자신의 삶이 하나님을 붙들고 있는지 점검하게 될 것이며, 하나님의 임재 가운데 사는 사명자의 삶에 대해 고민하게 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 시대를 사는 하나님의 백성에게 예레미야를 통해 전해 주시는 하나님의 뜻은 무엇인지 함께 살펴봅시다.


부르심은 하나님의 계획이다(렘 1:1~19)
1장은 예레미야의 출신 배경과 여호와의 말씀이 임해 예레미야에게 사명을 주시는 부분, 그리고 그에게 보이신 환상으로 나뉩니다. 예레미야는 아나돗의 제사장이었습니다. 아나돗은 솔로몬 시대에 제사장 아비아달이 추방된 장소로, 아나돗 출신의 제사장이 다시 등장한다는 것은, 다윗 왕권이 붕괴되고 사독 계열의 제사장이 등장하기 이전의 시기로 되돌아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이런 예레미야를 모태에서부터 아시고, 성별해 부르십니다(렘 1:5). 여기서 ‘성별하다’(카다쉬)는 ‘거룩하게 하다’라는 의미로, 하나님의 성품을 닮아 인애, 정의, 의를 행할 수 있도록 예레미야를 따로 구별하셨다는 뜻입니다.
하나님께서 예레미야를 부르신 이유는 열국을 “뽑고 파괴하며 파멸하고 넘어뜨리며 건설하고 심게” 하기 위해서입니다(렘 1:10). 이는 하나님께서 유다가 무너뜨린 창조 질서를 파괴하신 후, 새로운 창조 질서를 재건하시겠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이 사명은 예레미야의 능력으로 감당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예레미야의 입에 자신의 말을 두시고, 예레미야의 눈에 살구나무 환상과 끓는 가마를 보게 하심으로 능력을 더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예레미야를 지키시기 위해, “견고한 성읍, 쇠기둥, 놋 성벽”으로 만들어 주시겠다고 하십니다(렘 1:18). 이처럼 모든 부르심의 주체는 하나님이십니다. 사명자가 준비될 수 있도록 계획하시는 분도 하나님이십니다. 그러므로 사명자로 부름받는 것은 두려워할 일이 아닙니다. 사명자는 하나님께 쓰임받을 도구라는 사실을 기억하고, 하나님의 계획이 나를 통해 실행될 것을 기대하며 겸손히 순종해야 합니다.



악과 반역, 징계와 책망을 낳다(렘 2:1~4:4)
하나님께서는 예레미야를 감독자로 세우시고, 언약을 파괴한 유다 백성의 죄악을 고발하게 하십니다. 특히 예레미야 2~3장은 하나님과의 언약 관계 안에서 아내인 유다가 남편이신 하나님을 사랑하지 못했음을 고소하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유다 백성은 하나님께서 구별하신 성물이자, 첫 열매이기에 하나님과의 부부 관계를 잘 지켜야 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기름진 땅에 입성한 후 제사장, 관리, 선지자 할 것 없이 하나님을 향한 사랑을 저버리고 우상을 따릅니다(렘 2:1~8). 이들이 저질렀던 두 가지 악은 생수의 근원이신 하나님을 버린 것과 스스로 웅덩이를 판 것인데, 그 웅덩이는 물을 가두지 못할 터진 웅덩이였습니다(렘 2:13). 하나님께서 주시는 물만 마셔도 목마르지 않고 생명을 얻을 수 있는데, 생수이신 하나님을 버린 결과로 파멸을 맞게 된 것입니다.
예레미야는 유다 백성의 고통이 우상 숭배에서 시작됐음을 명확히 선포합니다. “이스라엘이 종이냐 씨종이냐”라는 질문은, 애굽과 바벨론 사이에서 방황하며 하나님을 온전히 의지하지 않는 이스라엘의 모습을 나타냅니다. 이들은 하나님의 보호에서 벗어나 잘못된 자유를 추구하며 죄악의 종이 됩니다. 죄의 속박 아래서 음란을 행하고, 하나님 앞에서 반역을 일삼습니다(렘 2:14~25). 예레미야는 타락한 유다 백성을 ‘대항함’이란 단어로 표현하는데, 이는 하나님을 버리고 돌아선 것을 의미합니다. 사실 유다 백성이 하나님께 대항하는 것은 신부가 결혼식 날 예복을 잊은 것과 같이 있을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렘 2:26~37).
예레미야는 영적으로 타락한 유다를 지적하며, 유다보다 더 의로운 북이스라엘에게 돌아오라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이처럼 누구든지 우상을 버리고 마음을 기경하며 죄악을 제거할 때, 하나님께 속하는 축복을 다시 누리게 됩니다(렘 3:11~4:4). 그러므로 사명자는 회개하며, 마음의 가죽을 베어 깨끗이 하는 것이 하나님의 백성다움을 지키는 길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여호와를 버린 백성, 버림받다(렘 4:5~6:30)
4장부터는 북방의 적을 통한 유다 백성의 고난과 멸망의 내용이 기술됩니다. 예레미야는 유다의 멸망을 뜨거운 바람과 운반하는 구름에 비유합니다. 이어서 땅이 혼돈하고 공허하며, 하늘에는 빛이 없는 환상을 통해 본 심판을 전합니다. 이는 창조 이전의 무질서한 상태로, 모든 성읍이 하나님의 징계 대상임을 보여 줍니다(렘 4:5~31).
5장은 북방의 적으로부터 유다가 멸망한다는 내용입니다. 예레미야의 진실한 경고에도 불구하고, 백성은 선지자의 말을 흘러가는 바람으로 여깁니다. 죄로 마음이 병들었고, 이로 인해 눈과 귀가 정상적으로 기능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예레미야가 선포한 말 그대로 유다를 심판하겠다고 하십니다. 이는 배반과 반역 상태에 있는 백성은 결코 여호와의 심판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음을 보여 줍니다.
6장에서도 북방의 적으로부터 유다가 멸망한다는 내용이 이어집니다. 여기서 핵심은 거짓 선지자들이 외치는 거짓 평강에 대한 고발입니다. 이들은 가증한 일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의 죄를 덮기 위해 회개 없는 평강을 외칩니다. 예레미야는 유다 백성에게 순전한 마음으로 선한 길을 따르라는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하지만, 백성은 말씀에 귀 기울이지 않습니다. 그들은 하나님께 돌아오라는 기회를 거절하고, 마치 불순물이 섞여 ‘내버린 은’처럼 하나님께 버림받기를 자초합니다. 그러므로 사명자는 말씀에 민감히 반응하며, 순도 높은 은처럼 영적 정결함을 유지해야 합니다.


말씀에 대한 반응은 청종이다(렘 7:1~34)
7장 서두에서 예레미야는 공의를 행하지 않고 형식적인 제사만 드리는 유다의 죄로 예루살렘성전이 파괴될 것을 예언합니다. 유다 백성은 형식적인 예배와 위선적인 종교 행위만을 일삼았습니다(렘 7:1~15). 이로 인해 하나님과의 언약이 파기되자, 하나님께서는 예레미야에게 백성을 위해 기도를 하지 말라고 하십니다. 하나님께서 선지자를 보내 경고의 메시지를 주셨지만, 유다 백성이 말씀을 청종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렘 7:16~34). 이처럼 공의가 배제된 형식적인 제사는 하나님의 심판을 피할 수 없습니다.


정의의 부재가 거짓을 낳다(렘 8:1~9:26)
8장은 유다 백성이 거짓을 행하는 이유가 하나님을 알지 못하기 때문임을 지적합니다. 유다 백성은 지혜를 받아들이기 싫어하며 완고했습니다. 완고한 마음으로 말씀을 받지 못하면, 지혜로운 백성으로 살 수 없으며 소출도 얻지 못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백성은 즉시 완고함을 버리고, 부드러운 마음으로 말씀에 청종해야 합니다.
9장에서 예레미야는 하나님의 치료를 거부하는 백성 때문에 눈물을 흘립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마치 금속 제련공처럼 유다 백성을 제련해 불순물을 제거하신다고 전하며, 참혹한 심판이 이를 것을 예고합니다. 또한 지혜와 용맹, 부함이 아니라 오직 하나님을 아는 것을 자랑해야 한다고 가르칩니다. 그러므로 사명자는 하나님을 아는 것에 집중하며, 정의를 추구하고 구별된 백성으로 살아야 함을 명심해야 합니다.

우상에는 소망이 없다(렘 10:1~25)
10장에서는 거짓의 의미가 우상 숭배로 확장됩니다. 예레미야는 생명력 없는 우상의 실체를 살아 역사하시는 전능하신 하나님과 대조하며 설명합니다. 예레미야는 사람이 만든 우상에 능력이 있다는 것은 거짓이며, 오직 권능과 지혜, 명철로 천지 만물을 창조하신 하나님만이 능력의 하나님이심을 선포합니다.
그런데 이런 하나님께서 유다 백성을 바벨론에 내던지시기로 작정하셨다는 사실에, 예레미야는 오직 하나님만이 인도자이심을 고백하며 간구합니다. 그러므로 사명자는 무능력한 우상의 실상을 직시하며, 어떤 상황에서도 오직 기도만이 하나님께로 돌아가는 유일한 열쇠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예레미야가 사역을 시작한 요시야 13년은 남유다 왕국이 패망의 길로 접어든 시기였습니다. 그들은 북이스라엘의 패망을 보고도 반면교사로 삼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하나님의 부재를 원하는 사람처럼 행동했고, 하나님의 백성으로 해서는 알 될 비정상적인 행동과 죄악을 일삼았습니다. 이런 백성에게 하나님께서 예레미야를 통해 전하신 말씀(렘 1:1~2)은, 어두운 시대를 사는 하나님의 백성이 반드시 귀 기울여야 할 메시지입니다.
이 땅을 사는 사명자는 “뽑고 파괴하며 파멸하고 넘어뜨리며 건설하고 심게 하였느니라”(렘 1:10)고 말씀하신 하나님의 뜻을 바로 세우는 데 집중해야 합니다. 사명자로 산다는 것은 실체 없는 메시지를 붙들고 사는 삶이 아닙니다. 삶 속에서 가증한 것을 버리고, 마음의 가죽을 베어 진정으로 회개하며 하나님께 속하는 삶이 사명자의 삶임을 기억합시다.

Vol.196 2021년 5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