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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의 마지막 시간을 위한 기도

2021년 01월 2주 (2021-01-10) 김혜숙 목사(서울시 마포구 토정동)

 그동안 내 인생에는 큰 시련이나 어려움이 없었다. 있다면 고등학교 시절 폐결핵에 걸려서 학교를 휴학하고, 다른 친구들보다 1년 늦게 대학교에 입학한 것과 졸업과 동시에 폐결핵이 재발해 한 번 더 투병 생활을 한 것이 전부다.
그런데 50대 후반인 지금, 내게 밤잠을 설칠 정도의 고민이 생겼다. 연로하신 부모님 두 분(92세, 85세)이 늘 걱정되기 때문이다. 두 분 다 거동이 어려워 누군가의 도움이 없으면 살아갈 수가 없다. 그래서 평일에는 요양 보호사의 도움으로, 주일과 공휴일에는 내가 부모님의 집에 가서 식사도 챙기고 집안일도 한다. 그러다 보니 누구나 맞이하는 인생의 말년,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기 전의 시간들을 어떻게 보내야 하는지 이런저런 생각이 들 때가 많다.
부모님께서 거동을 못하시니, 하루 종일 어떤 생각으로 무엇을 하며 생활을 이어 갈지 염려가 됐다. 기회가 될 때마다 함께 예배도 드리고 기도도 하면서 그 마음의 생각을 들여다볼 수 있었는데, 지금은 그마저도 힘든 상황이다.
나조차도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힘들어 최소한의 일 외에는 무엇을 하고 싶지 않은 상태다. 그러니 “항상 기뻐하라 쉬지 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살전 5:16~18a)는 말씀을 실천하기가 참 어렵다. 그저 부모님의 마지막 시간을 위해 기도할 뿐이다.
그런 내 마음과는 다르게 당사자인 어머니는 화장실 출입도 잘 못하는 상황이지만, 매일 자녀들을 위해 기도하고, TV를 보면서 웃기도 하며, 내가 사다 드린 그림책에 열심히 색칠도 하면서 무료함을 달래신다. 그런 모습을 볼 때마다 감사하다.
하박국 선지자의 고백처럼 일상의 모든 것이 무너져 내 힘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을지라도, “나는 여호와로 말미암아 즐거워하며 나의 구원의 하나님으로 말미암아 기뻐하리로다”(합 3:18)라고 고백한다. 누군가를 위해서 기도해 줄 수 있는 인생의 마지막이 되길 소망한다.

Vol.192 2021년 1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