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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클리닉

‘고난’이라는 선물에 감사를

2020년 05월 3주 (2020-05-17) 구하라 성도(서울시 양천구 목동)

 2017년 여름, 주님께서 내게 주신 고난은 참으로 가혹했다. 아토피로 인해 스테로이드 부작용을 겪었다. 얼굴부터 발끝까지 피부가 성한 곳 없이 칼로 베는 듯이 갈라지고, 그 사이로 몸 안의 수분은 진물로 다 빠져나왔다. 우는 것조차 힘들었다. 6개월 휴직을 받고 흉측한 몰골로 은둔자처럼 지내니 우울증과 대인 기피증은 당연한 거였다.
그 무렵 아빠의 암도 재발했다. 10여 년만이었다. 반평생을 군 장교로서 늘 당당했던 아빠의 어깨는 항암 치료와 수술로 한없이 움츠러들었다. 처음엔 내 육신의 고통이 크니 아빠의 고통까지 들여다보질 못했다. 엄마와 동생에게도 절망의 시간이었다.
그런데 그 시간은 주님의 놀라운 ‘선물’이었다. 고통의 6개월을 보내면서 아빠와 가장 오랜 시간을 보냈다. 이제까지는 아빠의 잦은 근무지 이동으로 따로 지낸 시간이 더 많은 터였다. 항암으로 나보다 더 괴로우셨을 텐데도 아빠는 내 고통을 위로하셨다. 주님께서는 더 큰 고통을 통해 나를 회개케 하셨고, 그 가운데서 아빠의 절망뿐인 고통을 위해 더 온전히 기도하게 하셨다. 부녀간 서로의 고통을 보듬으며, 그렇게 가장 행복하고 감사한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그다음 해 봄, 내 곁을 묵묵히 지켜 준 남편과 결혼했다. 차츰 회복돼 가는 나와 달리 아빠의 병세는 점점 더 깊어졌지만, 그날만큼은 진통도 없다며 함박 미소를 짓던 아빠의 모습은 내 결혼 앨범에 담겼다. 그러나 고통에서 아빠를 건져 달라는 우리 가족의 기도와 달리, 그해 11월, 아빠의 미소는 그렇게 영정 사진이 됐다. 진통으로 괴로워하는 시간이 많았던 아빠는 주님 품에서 고통 없는 쉼을 누리게 됐다. 
주님이 주신 고난이 선물임은 시간이 지나고 나야 알게 되기에, 갑작스러운 육신의 이별은 여전히 슬프다. 그럼에도 주님이 뜻하신 일이 아빠를 위해, 또 우리 가족을 위한 일임을 믿기에 감사하다. 절망 중에도 감사의 마음을 주시는 주님과 동행하며 살다가 천국에서 아빠와 다시 만날 날을 소망해 본다.

Vol.184 2020년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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