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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로 만나는 빈센트 반 고흐 <러빙 빈센트>(2017)

2018년 11월 장다나(영화 평론가)

아버지의 부탁으로 1년 전 사망한 빈센트 반 고흐의 집을 찾아 나선 아르망(목소리: 더글러스 부스). 아르망은 빈센트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유와 함께, 그의 죽음을 둘러싼 미스터리한 비밀을 조심스레 추적해 가다가 마을 구석구석에서 생전의 빈센트와 인연이 있던 사람들과 마주친다. 그러면서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빈센트의 또 다른 모습을 알게 된다.
<러빙 빈센트>는 개봉과 동시에 기술적인 부분으로 주목받았다. 배우의 연기를 촬영한 후, 그림으로 옮기는 로토스코핑(rotoscoping) 기법을 활용해 자연스러운 인물 동작을 구현해 냈을 뿐만 아니라, 한 장 한 장 수작업으로 그리는 아날로그 방식을 채택해 또 다른 감동을 줬기 때문이다. 실제 <러빙 빈센트>는 제작 기간만 10년, 동원된 화가만 100여 명에 달하는 대작이다. 감독 도로타 코비엘라는 디지털 기술에 의존하는 최근의 애니메이션 제작 동향을 거부하고, 고흐의 페인팅 기법을 적극 활용하며 그의 예술 세계를 향해 끊임없는 찬사를 보낸다.
<러빙 빈센트>는 주인공 아르망을 앞세워 고흐의 삶을 추적하는 형식을 통해 빈센트 반 고흐라는 인물 자체에 대한 궁금증과 애정을 담고 있다. 여기서 ‘궁금증’은 아마도 그가 자살을 택한 이유이고, ‘애정’은 그럼에도 그가 품었던 사랑의 단면을 들여다보기 위함일 것이다.
대부분 고흐의 작품에서 평가되는 열정은 광기와 사랑으로 해석된다. 세밀한 붓 터치와 타는 듯한 색감으로 대표되는 그의 화풍은 자신의 귀를 잘라 내민 정신병적 일화와도 정서적 궤를 함께한다.
반면 꽃과 나무, 계절을 암시하는 하늘과 활기찬 농촌의 풍경, 변화하는 계절 그리고 평범하기 그지없는 인물들은 왠지 모르게 소박하게 느껴진다. 이는 그의 마음 한구석에 담겼을 사랑의 시선을 떠올리게 한다. ‘미치광이 빈센트’가 아닌 ‘러빙 빈센트’의 시선 말이다.
고흐는 그의 동생 테오와 600여 통의 편지를 주고받았는데, 편지 말미에 항상 ‘러빙 빈센트’라고 썼다고 한다. 편지마다 담은 그의 사랑처럼 매 작품을 마주하며 쏟은 그의 마음 또한 이와 같지 않을까. 그것을 관객에게 느끼게 해 주고 싶은 마음, 이것이 아마 100명이 넘는 화가들이 10년간 쉬지 않고 <러빙 빈센트>에 몰두했던 이유일 것이다.


Vol.166 2018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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