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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루살렘 성벽 밟기

2018년 02월 이문범 교수(사랑누리교회, 총신대학원 성지연구소)

예루살렘 성벽 투어
예루살렘 서쪽, 욥바로 향하는 문에서 성벽 위를 걷는 투어 티켓을 샀다. 두 방향 중 어디로 가야 할까? 왼쪽으로 가면 북쪽으로 가다가 동쪽을 향하는 길이고, 오른쪽으로 가면 남쪽으로 향하다 동쪽으로 가는 길이다. 잠시 서서 망설였다. 어쩌면 나와 같은 고민을 한 사람들이 2천4백 년 전 즈음에도 있었을 것이다.


에스라와 함께하는 성벽 밟기
느헤미야는 무너진 성벽을 52일 만에 재건했다. 한 손에는 무기를 들고, 다른 한 손으로는 일한 이들의 수고로 성벽 봉헌식을 하게 됐다(느 12:27~47). 유다 백성은 두 무리로 나눠 지금 내가 서 있는 서쪽 성벽에서 동쪽으로 향했다. 한 팀은 학사 에스라를 따라 남쪽으로 향했고, 다른 팀은 총독 느헤미야를 따라 북쪽으로 향했다.
북쪽은 내가 얼마 전 걸어 본 길이기에 이번에는 학사 에스라가 향했던 남쪽으로 향했다. 얼마쯤 걷다가 눈에 들어온 욥바 문 근처 벽에 새겨진 로마 10군단의 표시가 이스라엘의 씁쓸한 역사를 추억하게 한다. 예수님의 예언대로 유대는 로마에게 점령됐고, 그들의 지배를 받은 흔적이 지금도 성벽에 남아 있다.
욥바 문 바로 남쪽에는 헤롯이 만든 궁전 터가 보인다. 얼마 지나지 않아 예수님께서 심판받은 박석 지역으로 추정되는 아르메니아 사람들이 사는 지역이 나왔다. 기독교 신앙 때문에 박해를 받던 아르메니아의 그리스도인들이 박해를 피해 예루살렘으로 온 지 수천 년이 지나자 예루살렘 남서쪽 모서리 한 부분의 터줏대감이 된 것이다.
남쪽 모서리를 돌아 동쪽으로 방향을 바꾸자 마가의 다락방이 보인다. 예수님께서 최후의 만찬을 베푸셨던 곳과 성령께서 강림하신 곳. 지금은 성벽 밖에 있지만 그때는 성 안쪽에 위치했었다.


동쪽 성벽에서 하나 됨
이어지는 시온 문을 지나 그때부터는 다윗 성을 향하는 내리막길이다. 다윗 성도 예전과는 다르게 성 밖에 위치한다. 중요한 역사의 현장이 터키 시대 역사에 무지한 건축가에 의해 성 밖에 위치하게 됐다. 다윗 성 동쪽 기드론 골짜기가 보이고, 바로 이어 감람 산, 멸망 산이 예루살렘으로 다가오는 광야의 기운을 막아 주는 병풍 역할을 해 준다.
다윗 성으로 향하는 길에 아무래도 가장 빛나는 건물은 예루살렘 성전이 있던 성전 산의 황금 돔이다. 황금 돔이 있는 성전 산 성벽은 이슬람이 성지화해 그곳 성벽까지는 갈 수 없기 때문에 성벽을 내려와 성전의 쓰레기를 버릴 때 사용하는 분문(=똥문)을 지나 남동쪽 성벽을 둘러본다.
이어 기드론 계곡을 지나 감람 산에 올라 예루살렘의 동쪽 벽을 바라본다. 그곳에 잠시 서서 성벽을 봉헌하고 감격에 찬 모습으로 에스라와 느헤미야의 무리가 동쪽 성벽에서 만나 성전으로 향하던 모습을 그려 본다.


하나님의 성벽을 확장하라
스룹바벨과 예수아는 학개와 스가랴의 도움으로 성전을 완성했고, 느헤미야는 학사 에스라의 도움으로 성벽을 완성했다. 이처럼 하나님의 나라는 서로 합력해 확장된다.
이 성벽이 완성 된 후 400여 년이 지난 지금 내가 서 있는 감람 산에서 주님은 하나님의 성벽을 확장하라고 이렇게 명하셨다. “오직 성령이 너희에게 임하시면 너희가 권능을 받고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리라”(행 1:8).


Vol.157 2018년 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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