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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착과 결핍이 낳은 파멸 <폭스캐처>(2014)

2017년 12월 장다나(영화 평론가)

 레슬링 선수 마크 슐츠(채닝 테이텀)는 형 데이브 슐츠(마크 러팔로)의 후광에 가려 명예에 대한 결핍을 안은 채 살아간다. 듀폰사의 후계자인 존 듀폰(스티브 카렐)은 그런 마크에게 자신이 이끄는 팀 ‘폭스캐처’에 합류하길 제안하고, 그는 형의 그림자에서 벗어나기 위해 존 듀폰을 아버지처럼 따르며 훈련에 매진한다.
베넷 밀러 감독의 <폭스캐처>는 인간의 일그러진 내면, 그것이 결핍을 만났을 때 치닫게 되는 파멸의 모습을 냉담하고 건조한 시선으로 담아냈다. 실제 1996년 미국에서 발생했던 ‘존 듀폰의 데이브 슐츠 살인사건’을 바탕으로 하고 있어 러닝 타임 내내 극적인 무게감이 상당할 뿐만 아니라, 실존 인물의 성격과 환경에 대한 면밀한 자료 조사로 구축된 미장센은 마치 한 편의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한 느낌을 자아낸다.
존 듀폰은 부유함이라는 든든한 후광이 있지만 실제로는 어머니의 허락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인물이자, 비뚤어진 명예와 소유를 추구하는 인물이다. 마크 역시 형의 그늘에서 벗어나 오직 자신의 실력으로 인정받기 원하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인정 욕구와 결핍으로 상징되는 듀폰의 모습과 묘하게 닮았다. 아버지처럼 자신을 바라보는 듀폰 앞에 마크는 자연스레 아들의 역할을 선택한다. 그러나 형 데이브가 관여하게 되면서 결핍으로 맺은 둘의 유사 부자관계는 서로의 욕망을 찌르며 허망하게 무너져 버린다.
듀폰이 자본으로 욕망을 채우려는 비뚤어진 인물이라면, 데이브는 정의롭고 책임감 넘치는 따뜻한 가장이자 듀폰이 물질로는 절대 소유할 수 없는 것을 가진 자다. 권력으로 자신의 허황된 환상을 완성하고픈 듀폰에게 데이브는 두려운 존재였을 것이다. 실제 데이브 슐츠는 1996년 존 듀폰에게 살해당하는데, 살해 동기에 대해 아직도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감독은 <폭스캐처>를 통해 모든 것을 손에 쥐고 있지만 결코 인정받을 수 없는 듀폰의 모습에서 현 미국 사회의 흔적을 찾을 수 있다고 말한다. 허상을 깨려는 데이브를 살해함으로써 자신의 세계를 유지하려는 듀폰의 환상, 이것은 미국 사회가 갖고 있는 정신적 빈곤과도 무관하지 않다. 그 빈곤함과 허무함은 TV를 보는 듀폰의 무표정한 엔딩 장면과 격투기 선수가 된 마크 뒤로 들리는 “USA!”의 외침과도 묘하게 맞닿아 있다.

 

Vol.219 2017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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